동동엉클

과학과 의학 '양자의학' 이야기

  • 2025. 6. 5.

    by. 동동엉클

    목차

      소아과용 초소형 양자 센서는 기존 의료 장비가 넘지 못했던 ‘크기’의 장벽을 무너뜨린 기술이었습니다. ‘소아과용 양자 센서’, ‘초소형 디바이스’, ‘5g 센서’라는 세 키워드가 하나로 합쳐진 이번 개발 사례는, 임상적 효율성과 아이의 편안함을 동시에 잡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양자 센서를 의료 현장에 실제 적용하기 위한 초소형화 기술은 수년간의 집요한 연구 끝에 탄생했죠. ‘소아과용 양자 센서’의 미래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소아과를 위한 5g 양자 센서

      소아과를 위한 기술은 왜 특별해야 할까

      작다고 다 같은 기술은 아니다

      아이들의 몸은 단순히 ‘작은 버전의 성인’이 아닙니다. 체온 조절 능력, 심박수, 호흡 리듬, 신경계 민감도 등 전반적인 생리 시스템이 다르게 작동하죠. 이러한 이유로, 성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의료 장비를 단순히 축소해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양자 센서를 소아과용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벽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존 양자 센서 기술은 높은 정밀도와 민감도로 성인 환자의 생체 신호를 포착하는 데 뛰어났지만, 아이들의 약하고 변동성 큰 신호에는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죠.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크기 조절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생리학적 차이를 고려한 설계 방식

      연구팀은 소아 환자만을 위한 새로운 신호 기준선을 설정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대표적인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심박수 기준 상향 조정 (소아는 성인보다 분당 20~40회 빠름)
      • 체온 변화 민감도 확대 (소아는 열 조절 능력이 약함)
      • 센서 밀착력 개선 (피부가 얇고 유연하기 때문에 쉽게 이탈 가능)

      이러한 데이터에 기반해, 센서의 신호 해석 알고리즘도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했습니다. 단순히 수치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수치의 ‘패턴’을 읽어내는 알고리즘이 새롭게 만들어졌죠.

       

      소아과 전용, 진짜 필요한 기술

      일반적인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소아용 장비가 성인용보다 덜 주목받는 편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시장이 작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술적인 난이도는 오히려 더 높고, 임상 안전성 요구는 훨씬 까다롭습니다.

      예를 들어, 뇌파 측정용 양자 센서를 소아과에 적용하는 경우를 보면, 소아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입니다.

      • 안절부절 못하는 움직임
      • 측정 중에도 주기적으로 자세가 바뀜
      • 외부 자극에 과민 반응

      이러한 상황에선 단순히 센서를 얹어두는 것만으로는 안정적인 측정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센서를 ‘움직임 친화형’으로 설계했습니다. 이때 적용된 것이 바로, 5g 디바이스 설계의 핵심이기도 했던 유연성과 초경량 기술이었습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 누가 사용하는가

      ‘기술’이란 결국 사용자에게 맞아야 한다는 말은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소아 의료 분야에선 여전히 유효한 진리입니다. 아이들은 낯선 장비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신체적 제약도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초소형 양자 센서가 보여준 유연함은 그 자체로 ‘기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특히, 병원 환경에서 아이들이 “이거는 안 무서워요”라고 말했을 때, 연구진은 그 말 한마디로 자신들이 가야 할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술적 정밀함과 임상 적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소아과용 양자 센서’는 그 난제를 정면으로 마주했던 시도였고, 앞으로 더욱 중요한 기반이 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5g 디바이스, 그 안에 담긴 설계의 정수

      무게 5그램, 숫자 그 이상의 의미

      연구 초기에 정해진 기준 중 가장 상징적인 숫자는 ‘5g’이라는 무게 제한이었습니다. 왜 하필 5그램이었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무게는 갓난아기의 피부 위에 올려놓았을 때 피부가 함몰되지 않고, 무게에 대한 이물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한계치였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피부는 성인보다 2배 이상 얇고, 지방층과 근육량도 적습니다. 센서가 너무 무겁거나 단단하면 자극이 되거나, 심지어 피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죠. 그래서 이 5그램은 ‘무게’ 이상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첫 관문이었으니까요.

       

      경량화의 벽, 물리 법칙과 싸우다

      문제는 ‘가볍게 만들자’는 의지 하나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양자 센서는 구조상 아주 민감한 자기장 변화나 전자 스핀을 감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고정밀 회로, 쉴딩 처리, 데이터 송수신 모듈, 전원장치까지 모두 탑재되어야 하죠. 그런데 이 모든 걸 5g 안에 넣어야 하다니, 이는 마치 손톱만 한 크기에 노트북 성능을 집어넣으라는 말과 같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핵심 기술적 난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했습니다.

      • 초경량 배터리 채택: 30분 이상 지속 가능한 리튬 폴리머 셀을 1g 미만으로 설계
      • PCB(회로 기판) 마이크로화: 0.3mm 두께의 다층 기판으로 고속신호도 안정 처리
      • 전자파 차폐소재 개발: 외부 간섭을 막기 위해 나노 자성체 기반 쉴딩 레이어 도입

      결국, 기판 위에 부품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방식과 신호 간소화 알고리즘의 동시 개발로 5g 제한을 지키는 데 성공하게 되었죠.

       

      무게를 줄이면서도 성능은 떨어지지 않게

      보통 경량화는 성능 저하와 직결됩니다. 하지만 소아과용 양자 센서는 그 예외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센서는 단순히 ‘작은 센서’가 아니라, 생명 징후를 실시간으로 정밀 측정하고 의사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존 양자 센서의 센싱 회로를 단순히 줄이기보다는 ‘재구성’해야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 측정 주파수 범위를 아이의 생체 신호에 맞춰 최적화
      • 원거리 통신 대신 블루투스 기반 근거리 모듈로 변경
      • 다기능 센싱보다는 단일 목적 집중형 설계로 전환

      이렇게 핵심 기능만을 남기고 나머지를 걷어낸 구조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적합한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디자인”이 아니라 “의료기기”

      연구진은 센서 개발 초기부터 외형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단순히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센서 외형이 낯설고 기계적이면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센서 외관은 알약 형태의 곡선 구조로 만들고, 실리콘 코팅으로 감싸 피부 자극을 줄였습니다.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느낄 수 있도록 파스텔톤 색상을 적용하고, 일부 모델에는 동물 얼굴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도 함께 시도됐습니다.

      즉, 기능과 디자인 사이에서 '디자인'을 '의료적 수용성'의 연장선으로 보고 접근했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술의 정수는 결국 인간을 위한 것

      5그램이라는 목표는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이를 극복한 끝에는 단순히 ‘작은 센서’가 아닌 ‘사람을 위한 기술’이 남았습니다. 특히, 아기에게 낯설지 않고 편안하며 정확한 측정을 제공하는 이 장치는 단순한 의료기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죠.

      이 개발 과정을 통해 얻은 교훈은 분명합니다. 기술이란 크기나 무게, 정밀도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진짜 가치를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양자 센서의 신호를 읽기 위한 새로운 해석 알고리즘

      센서보다 더 중요한 건, 해석의 정확도였다

      양자 센서가 감지하는 신호는 우리가 일상에서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나노 단위의 자기장 변화, 생체 조직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 신호, 심지어 온도와 수분 변화에 따른 분자 진동까지도 잡아낼 수 있죠. 문제는, 이렇게 잡아낸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였습니다.

      소아과용 초소형 양자 센서를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이 신호 해석 알고리즘이었습니다. 기존 성인용 센서에서 쓰이던 알고리즘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었던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아이들의 생체 신호는 성인보다 훨씬 불규칙하고, 변화 폭이 크며, 반응 속도가 빠릅니다. 심박수만 봐도 유아는 분당 120회 이상 뛰는 경우가 많고, 수면 중과 활동 중의 리듬 변화가 크기 때문에, 기존 알고리즘은 ‘정상’과 ‘이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오류를 잦게 발생시켰죠.

       

      소아 신체 데이터를 위한 패턴 중심 알고리즘 설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수치 중심의 해석 구조에서 벗어나 ‘패턴 중심’의 해석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단일한 수치보다, 변화의 흐름과 리듬, 반복성을 포착해 해석하는 구조로 바꾼 것이죠.

      새 알고리즘은 다음의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 신호의 절대값보다 변화 곡선에 집중
      • 시간 기반 그래디언트 분석 도입 (시간에 따른 변동 방향과 속도)
      • 노이즈를 제거하는 대신, 노이즈 안의 의미 있는 패턴 추출
      • 이상 징후를 ‘기준 이탈’이 아닌 ‘리듬 왜곡’으로 감지

      이런 방식은 기존 성인 중심의 해석 방법보다 훨씬 더 아이들의 생리적 특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 했고, 그 결과 오진율도 낮추고 신뢰도는 높아졌습니다.

       

      실시간 분석을 가능하게 한 초경량 펌웨어

      알고리즘이 정교해졌다고 해도, 이걸 실시간으로 해석하려면 장비 내부에 탑재된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성능도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센서는 5그램, 공간은 좁고 전력은 제한적이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팀은 고성능 서버 기반 분석이 아닌, 센서 내부에서 작동하는 초경량 펌웨어 기반 알고리즘을 구현했습니다.

      이 펌웨어는 다음의 특징을 가졌습니다.

      • 메모리 1MB 이내에서 구동 가능
      • 데이터 압축 전송 기능 내장
      • 주요 지표만 클라우드로 송출, 나머지는 로컬에서 자동 정리

      이처럼 센서가 단순히 ‘감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별된 의미’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도록 구성된 것입니다.

       

      의료진을 위한 직관적 시각화 인터페이스도 함께

      센서와 알고리즘이 아무리 정교해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불편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특히 소아과 현장에서는 바쁜 진료 중 직관적으로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하죠.

      그래서 최종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또한 중요한 개발 항목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의료진 전용 대시보드를 설계했습니다.

      • 신호를 수치로만 보여주지 않고, 시계열 그래프와 색상 변화로 시각화
      • 경고 신호는 ‘알람’보다 ‘안정→불안정’ 흐름으로 단계적으로 제공
      • 환자별 커스터마이징된 기준값 자동 제시 (나이, 체중, 건강상태 기반)

      이러한 시각화는 특히 소아과 외래, 신생아 중환자실 등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의료진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데이터의 해석은 결국 생명을 위한 것이다

      기술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이번 알고리즘 개발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정보의 수집’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가 바로 이 기술의 핵심이었죠.

      아이들의 예민한 생체 신호를 읽어내는 이 센서의 알고리즘은, 결국 ‘생명을 읽는 기술’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정밀하고 섬세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그 알고리즘은 학습 중이며,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임상현장에서 아이들과 마주한 순간

      처음 만난 현장, 연구실이 아닌 병원

      기술은 실험실에서 시작되지만, 그 진정한 시험대는 현장입니다. 이번 초소형 양자 센서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구조를 완성하고 알고리즘까지 안정화한 이후, 센서는 실제 소아과 병동에서의 테스트를 거쳐야 했죠.

      처음 이 센서를 적용한 곳은 신생아 집중 치료실이었습니다. 불과 수 시간 전 세상에 나온 신생아의 가슴에 센서를 붙였을 때, 의료진은 숨을 죽이고 모니터를 지켜봤습니다. 센서가 작동하지 않으면 아이의 상태를 놓칠 수 있었고, 반대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 의료진에게 잘못된 경고를 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센서는 안정적인 신호를 보내왔고, 이전보다 더 세밀하게 아이의 심박수와 체온 변화를 감지해냈습니다.

       

      “이거 무섭지 않아.” 아이가 먼저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대상으로 측정하던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팔뚝에 부착된 센서를 바라보며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거 무섭지 않아.”

      그 말은 짧았지만 모든 팀원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보통 병원 장비는 아이들에게 공포를 줍니다. 복잡한 선, 기계음, 낯선 장치들. 하지만 이번 센서는 크기가 작고 디자인도 친근해 낯설지 않았던 거죠. 무엇보다 피부에 닿는 느낌이 거의 없어, 아이 스스로도 이 장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부모들도 안심했습니다. 어떤 기기인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가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신뢰가 생긴 것입니다.

       

      병원 환경에서의 센서 성능은 상상 이상이었다

      병원이라는 환경은 전자기 간섭이 극심한 곳입니다. 다양한 의료 장비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일반 센서들은 신호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센서는 강력한 자기장 차폐 구조와 정밀 필터링 알고리즘 덕분에, 그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의료진이 특히 만족했던 부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움직임에 의한 신호 왜곡이 거의 없음
      • 반복 측정 시 오차 범위가 1% 이내로 유지됨
      • 체온, 심박, 미세한 근전도까지 한 번에 측정 가능

      그 결과 기존 장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고, 응급 상황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의료진 피드백을 반영한 개선의 과정

      초기 시제품을 통해 얻은 피드백 중 가장 많았던 의견은 ‘충전 방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센서가 블루투스로 작동하다 보니 배터리가 소모되면 성능이 불안정해질 수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 시간 예측 기능과 배터리 상태 표시 기능을 추가해줄 것을 요청했죠.

      이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의료진 화면에 경고가 뜨도록 변경되었고, 충전 또한 10분 만에 완료되는 급속 충전 모듈이 도입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아이들은 피부 알러지 반응을 보여, 실리콘 커버를 의료용 하이포알러제닉 소재로 교체하는 개선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기술 개발이 ‘완성’이 아니라 ‘적응’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였습니다.

       

      작은 장치 하나가 만든 변화

      한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장치는 아이들을 덜 울게 만들어요.”

      의료 기술은 보통 성능이나 수치로 평가되지만, 이번 센서는 그것을 넘어서 사람의 감정, 관계, 신뢰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센서 하나가 불편함을 줄이고, 설명을 줄이고, 공포를 줄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기를 넘어 ‘의료적 배려’의 결과물이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장치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와 더 가까워졌고, 보호자는 기술에 대한 불신보다 신뢰를 느끼게 되었으며, 아이들은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죠.


      기술은 작지만, 변화는 크다

      이번 소아과용 초소형 양자 센서 개발 스토리는 단순한 의료기기 제작기를 넘어,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한 이야기였습니다.

      처음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건, 한 소아과 의사의 아주 단순한 요청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덜 무서워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들 수 없을까요?”

      그 한 문장에서 출발한 연구는 생각보다 더 많은 과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성인과 전혀 다른 생리학적 구조를 갖고 있고, 감정적으로도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기술을 단순히 줄여서 적용하는 방식은 한계가 분명했죠.

      연구팀은 아이들의 특성에 맞춰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센서의 무게는 5g을 넘지 않아야 했고, 피부 자극이 없으며, 아이가 보기에도 낯설지 않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고정밀 양자 센싱 기술, 노이즈 제거 시스템, 실시간 데이터 송수신 기능이 탑재되어야 했습니다. 겉은 단순하지만, 내부는 정밀한 기술의 결정체가 되어야 했던 것이죠.

      기술적 난관은 그야말로 산을 넘는 여정이었습니다. 배터리는 1g 이내로 줄이고, 회로는 초박형으로 설계했으며, 외부 전자파 간섭까지 차단해야 했습니다. 그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면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예술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웠던 건, 아이들의 미세한 생체 신호를 정확히 읽어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이었습니다. 기존 성인용 기준은 아무 소용이 없었고, 아이의 신호는 더 불규칙하고 더 섬세했죠. 연구팀은 데이터를 ‘수치’가 아니라 ‘패턴’으로 해석하는 접근법을 채택했고, 그 결과 오진율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센서는 실제 병원 현장에서 처음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신생아의 가슴에 올려졌을 때, 무거워 보이지도 않았고, 낯설지도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울지 않았고, 의료진은 그 작고 조용한 장비에서 전보다 훨씬 정확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가 팔에 센서를 붙인 후 했던 말.
      “이거 무섭지 않아.”

      그 한 마디가, 이 모든 개발 과정을 정리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기술은 작아졌지만, 아이들의 두려움은 더 작아졌고, 의료진의 신뢰는 더 커졌습니다. 이 센서는 단지 생체 신호를 읽는 장비가 아니라, 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아이와 의료진, 보호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었던 겁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지켜보면서, 기술이 얼마나 인간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양자 센서라는 첨단 기술이 결국 가닿은 곳이 ‘아이를 편안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사실이 인상 깊었죠.

      의료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술의 중심에 ‘사람’이 있는 한, 그 발전은 더욱 건강한 방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소아과용 초소형 양자 센서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작지만 강력한 사례였습니다.

      향후에는 이 기술이 호흡기 센서, 수면 모니터링 기기, 정서적 반응 감지 시스템 등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크기를 줄이는 기술, 감도를 높이는 기술, 해석의 정확도를 높이는 알고리즘 모두 이미 기반이 마련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술자와 의사, 간호사, 부모, 아이가 함께 만든 이 경험 그 자체입니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이번 센서처럼 사람을 중심에 둔 개발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센서 하나가 바꿔놓은 병원의 풍경. 그 변화는 아주 조용했지만, 누구보다 깊고 넓은 울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그 울림을 함께 느끼셨기를 바랍니다.